이상한 우연으로 아저씨를 알게 되었다.
작업에 필요한 '죽은 나무'를 찾아야 했고 아저씨 집 마당에 그 나무가 있었던 것이다.
불편할 수 있는 제안에도 흔쾌하게 응해주셨고 홍시와 믹스커피도 주셨다.
요즘 같은 시대에 아무 조건없이 무언가를 준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날 아저씨는 참 많은 것을 줬는데
사업하다 망한 얘기, 여동생이 도와 준 얘기, 늦게 얻은 막내 딸 얘기, 한 곡조도 뽑아주시고.
받기만 한 하루였다.
요즘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툭 건드리면 울 것 같고, 툭 건드리면 화낼 것 같다.
나도 그게 뭔지 안다. 가끔 툭 건드려서 울컥할 때 파주아저씨를 생각한다.
파주아저씨.t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