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깊은 숲에서 굶주린 이리를 만나게 되었어요. 그는 체념하며 목을 내 어주는 대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 씨불이기 시작했습니다. 실은 시간을 끌 어 이리를 꾀어내 살을 바르고, 뼈를 고고, 내장을 우려 먹을 꿍꿍이였죠. 이제껏 깨나 그래 왔듯이. 하지만 수작을 다 부리기도 전에 이리는 입부터 물어뜯기 시 작해 온몸을 모조리 먹어 삼켰어요. 다만 양쪽 귀만은 남겨두고 애초에 그 자리 에 없던 것처럼 심드렁히 사라졌습니다. 이제부터 그의 귀는 깊은 숲에서 귓술을 기울인 채로 뭐라도 말하려는 양, 그저 들리는대로 들을 따름입니다. 나는, 듣는이입니다.
#0000_귀_자기소개.txt#0418
불은 켜진다. 또 꺼진다.
불을 살랐다가 무른다.
길섶의 푸새를 막 꺼당겨다 군불 지필 듯이 군다.
시늉 뿐이기에 꺼트릴 것도 없다.
흙 묻은 손을 팔꿈치께에 털어 먼지에 주름을 새기자
섣달 바람 꿔 온 듯 추워진다.
손날로 쓸어낸 어깨에는 저녁이 축축하게 뱄지만
아무거나 만져도 좋을 만큼 어둡지는 않다.
산 것을 만지고 싶다.
#0001_산책이야기_방화.txt#0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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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경관이 빠르게 변해 갔다. 주로 주택들이 헐린 자리에 필로티 구조물들이 들어차는 식의 변화였다. 사라져가는 주택들을 사진으로라도 남겨야겠는데 그 전모를 다루긴 무리겠고 해서 대문, 특히 문설주를 중심으로 기록하기로 했다. 문설주에는 그 너머로 자리한 건축의 면목을 더듬어 볼 수 있는 단서들이 축약되어 있다고 봤던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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