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가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표지 그림을 보려고 하는 건가 의아한 눈초리를 치켜드니, 태평하고 가벼운 손놀림으로 중앙 부분을 촥 펼친다. 아무도 모르게 지면 위를 더듬는 눈빛. “으으으!” 그가 신경질적인 소리를 낸다. 구겨진 눈가 모양이 새어 나오는 웃음은 다 참아내지도 못한 채. “너 글자 못 읽잖아” “응 맞아” “그런데 왜 보고 있는 거야?” “몰라” 하얀 햇살이 죽은 가구 위로 늘어진다. 그 끝자락을 등진 짓궂은 표정은 어스름하고, 비스듬히 꺾인 손목 끝에 매달린 책이 까맣게 탄 속을 내보이고 있다.
01.txt#0398
2. 시간이 그냥 흐른다. 하얗게 멈춰 버린 것처럼. “책 속에 온통 글자뿐이야” “그래, 맞아” “왜지? 이해할 수가 없어” 아무것도 없는 소리가 가득 채워지고, 더 아무것도 아닌 소리가 된다.
02.txt#0399
3. “책 속에 글자 말고 뭐가 있으면 좋겠어?” “장난감"
03.txt#0678
"엄마 나 배고파" 어항 앞에 붙어 있다. 물 속으로 들어갈 수 없는 슬픈 기분을 유리벽에 붙인다. 그것이 꼬리 지느러미에 아슬아슬 쌓일 때 까지. "물고기의 반대말은 불고기야" 뒷통수로 내리 꽂힌 말이 얼굴로 쏟아져 차가운 유리벽에 닿은 코끝에 다다른다. 사-알, 살- 참지 못한 재채기 처럼 터져 나오는 소리. "하하하하하하" 물고기로 부터 돌아서면 불고기가 먹고 싶은 8살 꼬마가 있다.
04.txt#1155
지구가 이렇게 데굴데굴 굴러왔어. 그런데 지구는 눈이 없어. 데굴데굴 굴러가다가 쾅하고 박은 거야. 근데 앞에 있던 블랙홀이 지구를 빨아들인 거야. 그래서 블랙홀이 엄청 커진거 야. 지구만큼 커진거 야. 갑자기 블랙홀 앞에 천왕성이 길을 가로막었어. 천왕성이 이렇게 말했어. “친구를 괴롭히는 건 나쁜 거야.” 그러자 블랙홀이 천왕성을 빨아들였어. 그래서 블랙홀이 지구의 스무 배만큼은 더 커진거 야. 운석이 날아왔는데 블랙홀 속으로 빠졌어. 운석이 “덤벼~” 하면서 날아와서 아무것도 모른 채 블랙홀 속으로 들어갔어. 블랙홀이 지구를 밖으로 뱉었어. 그런데 갑자기 블랙홀이 지구에 붙어 버렸어. 그래서 사람들이 깜짝 놀랐어. 사람들은 피하려고 했지만 결국 빨려 들어갔어. 근데 우리 마을에 드래건이 존재할까? 내가 지어낸 이야기엔 드래건이 있어. 드래건이 나와서 블랙홀을 때렸어. 그래서 블랙홀이 “아야!” 했어. 블랙홀은 드래건을 빨아들이려고 했지만 빨아들여지지 않았어. 그러자 드래건이 블랙홀을 잡아 돌렸어. 블랙홀은 어지러워서 쓰러졌지만 주변에 있는 쓰레기통을 먹고 더 커졌어. 드래건 라이트 사람이 칼을 휘둘렸어. 드래건은 불을 쏘았어. 그래서 블랙홀이 아가처럼 아주 작아졌어. 그때 어떤 사람이 블랙홀을 들어서 바닥에 던지자 블랙홀이 깨져버렸어.
05.txt#1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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